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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논어 여행 (14)-우정의 즐거움을 이야기한 공자?

작성일
11-07-21 10:01
글쓴이
왕자파스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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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朋이 自遠方來면 不亦樂乎는 단순히 우정의 즐거움일까?

 

학이편 1장의 세구절 중 첫구절을 봤고 이제 다음 구절로 넘어가야겠습니다, 이 구절도 이 문장도 정말 유명한 구절인데요.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오니 기쁘지 아니한가?(有朋이 自遠方來면 不亦樂乎) 많이들 들어보셨을겁니다.

 

먼 곳에 있는 벗이 찾아와 즐겁다, 우정의 즐거움을 이야기한 것 같습니다. 먼 곳에 있지만 먼 길 마다 않고 날 찾아오는 친구, 그런 친구 있고 또 그런 친구가 날 찾아오면 정말 신나고 즐겁죠. 나를 알아주는 친구, 나와 뜻과 마음이 맞는 친구의 존재, 그런 우정의 즐거움은 우리의 인생살이에서 겪는 즐거움 중 큰 부분을 차지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이 단순히 우정의 즐거움을 이야기 한 장일까요? 우정의 즐거움은 누구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공자가 아니더라도요. 하다못해 시정잡배도 조직폭력배들도 우정의 즐거움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논어란 책이 단순히 좋은 말, 좋은 격언의 모음집이 아니라 세상과 인생의 이면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고 또 당시의 시대상의 변화와 배경을 담고 있으며, 기축시대의 스승인 공자의 발언이라면 그 이면의 함의를 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 부분을 단순히 우정의 즐거움으로 한정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그럼 무엇의 즐거움을 말한 것일까요?

 

일단 學의 즐거움을 이야기하고 나서 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염두해 둡시다, 앞서 學을 하자고 하고 學의 즐거움을 이야기했는데 왜 난데없이, 귀꿈 맞게 벗, 친구 이야기를 할까요? 뭔가 앞부분과 연결 시켜서 이해를 해보면 좋지 않을까요?

 

 여기서 벗은 단순히 친구가 아니라 목표와 이상을 공유하는 도반 내지 똑같은 정치적 지향을 가진 정치적 동지라고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배움을 이야기하고 나서 벗을 이야기한다, 단순히 벗이 아니라 같은 목표를 꿈꾸고 같은 정치적 목표를 위해 공부하는 친구가 아닐까요? 사실 공자는 누가 세상을 바꾸고 무엇으로 정치를 할까 못지않게 누구와 함께, 같이, 더불어 정치를 하고 세상을 바꿀 것인가 고민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유독 與(함께, 같이, 더불어 영어로는 With가 되겠죠)라는 글자가 많이 보입니다.

 

이 학이편 다음장인 위정편 첫장을 들춰보면 공자의 생각하는 이상적 정치형태가 보일겁니다, 군주가 많은 현명한 이와 함께, 같이, 더불어 하는 정치. 이것이 공자가 생각한 이상적인 정치형태입니다. 그래서 공자가 창시한 유가에서 군신공치, 신하들 중심의 정치체제가 나온 것입니다. 군주가 독주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한 신하들의 말을 경청하는 정치 그리고 군주는 정치공동체의 상징이자 큰 어른, 어쩌면 심판 정도의 역할에 만족하고 여럿의 신하들이 정치의 주인공이 되는 것, 이것이 유가의 정치적 이상인데 그래서 亂을 治로 바꾸기 위한 공부를 이야기하고 나서 벗을 이야기 한 게 아닐지 그리고 그 벗들은 단순히 친구가 아니라 같은 목표와 이상 그것도 정치적인 목표와 이상을 공유하는 벗이 아닐지요? 

 

 

안연편 25장의 증자의 말을 보아도 여기서 말하는 벗이 단순한 친구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을거 같다. “군자는 文을 통하여 벗을 모으고 벗을 통하여 어짊을 조성 한다”그냥 친구가 아님 배움을 같이 하는 친구 ,  바람직한 실천과 이상을 같이하는 벗, 학이편 1장에서 말하는 친구와 벗은 그런 뜻으로 읽어야지 않을까요? 그냥 친구와 함께하는 우정의 즐거움이 아니라 같은 이상과 목표, 정치공동체의 청사진을 가지는 친구와 벗, 그런 친구와 벗과 함께할 때의 즐거움으로 말입니다.

 

꼭 기억해두세요. 공자는 어떻게 또는 누가 정치를 하고 세상을 다스려 갈 것인가를 고민했지만 그 못지 않게 아니 어쩌면 더욱 누구와 함께 세상을 바꿀 것인가 고민했던 사람이고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이상적 사회와 정치 공동체를 만들어갈 것을 꿈꾸었던 사람입니다.

 

흠 앞서 논어텍스트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엣날을 좋아하는 공자 이야기하면서 공자는 계층이 분화되고 잉여 생산물과 사적 소유관념이 생기기 이전에 모계제 공동체 내지 공산 사회에 대한 어떤 향수를 잔뜩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그가 생각하는 덕목, 이상적인 정치공동체 지도자의 모습엔 당연히 모계제 공동체 사회의 지도자의 모습이 많이 투영되어 있죠. 모계제 사회 공동체의 대표가 혼자서 독주하는 존재였을까요? 인류학자의 말에 의하면 여러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서 조정해가는 정말 대표였지, 지배자는 아니었다고 하죠. 혼자가 아니라 함께 공동체를 다스려 갔던거 같은데 원시모계제 사회에 향수를 가진 공자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다스려가는 정치적 지도자 내지 관료, 지식인을 지향합니다.

 

 

공자란 사람이 왜 당대에 인정 받지 못하고 공자가 취직을 하지 못했는가?

 

딱 잘라 말해 저런 면 때문이죠, 생산력의 발전과 생산관계의 변화로 인해 달라진 세상인데 정치지도자가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백성들을 가여워하는 마음으로 정치를 해라, 그렇게 되기 위해 수양해라?? 권력을 쥔 위정자들에게 설득력을 지닐 수 있었을까요? 어머니 같은 마음을 바탕에 둔 어진 정치, 仁政 말은 좋고 좋은 이상이지만, 현실에서, 또 현실의 군주에게 어떤 매력도 없을겁니다, 남성적인 힘을 강화해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변화된 시대의 군주에겐 말이죠. 정신 나간 놈 소리 듣지 않으면 다행이죠.

 

자 오늘 이야기 좀 정리 해보면

 

단순히 즐거움을 이야기 한 장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벗과 친구는 단순한 친구와 벗이 아니고 같은 이상과 청사진을 그것도 정치적인 맥락의 것을 공유하는 도반 내지 동지이다.

 

공자는 항상 ~~함께를 생각했던 사람이다. 누군가 독주하는 정치와 공동체는 생각치 않고 여럿이 함께 하길 원했다. 그것을 이해해야한다는 것.

 

자 잠시 쉬었다 합시다.

 

[이 게시물은 [KS]뚜기뚜기 꼴뚜기님에 의해 2011-07-22 13:55:26 불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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