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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경기...

아주 황당한 장면이 나왔죠.


1:1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무사 2루의 챤스..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에게 희생번트 지시... --;

결국 대참사로 마무리 된... --;;;



올해 베어스의 야구를 보면서 제일 맘에 안드는 작전이 바로 '무사 2루 상황'에서의 번트였는데...

이 대참사를 계기로 '무사2루에서의 번트'에 대해 제 개인적인 생각 몇마디 써보고자 해요.



제가 야구를 볼 때 저의 개인적인 철학중 하나는...

'야구는 확률의 스포츠이다. 따라서 모든 작전은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꼭 안타가 필요한 상황에서 3할타자와 2할타자 두명의 선수가 있다고 한다면..

3할타자라고 해도 10번중 7번은 안타를 못치는 타자이니 범타로 물러날 수도 있고,

2할타자라고 해도 10번중 2번은 안타를 치는 타자이니 안타를 때려낼 수도 있지만...


그래도 '3할타자'를 쓰는 것이 좀 더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딱 1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을때...

무사 2루에서의 강공 vs 무사 2루에서의 보내기번트... 과연 어느쪽이 1점 뽑을 확률이 높을까요?


이 질문을 변형하면...

무사 2루에서 세 번의 타격 챤스

vs

1사 3루에서의 두 번의 타격 챤스


이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네요.




1사 3루 상황은 점수를 쉽게 뽑을 수 있는 상황으로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1사 3루 상황에서 점수가 나기 위해선 어느정도 깊이 있는 외야플라이

또는 야수 정면으로 향하지 않거나 또는 느린 땅볼타구가 나와야하는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죠.

1사후 주자가 3루에 있는 상황에서 삼진으로 죽거나 내야플라이를 때리거나 3루주자가 홈에 파고 들기 힘든 땅볼을 때리는 경우를 야구를 보다보면 엄청나게 경험할 수 있죠.

게다가 요즘은 울나라 외야수들의 어깨들도 좋아져서... 어지간한 외야플라이를 때려서는 홈에 파고 들기도 쉽지가 않죠.



반대로...

무사 2루 상황에서는...

무사 2루에 있는 주자가 홈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안타'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무사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타자가 팀배팅만 해줘도 충분히 2루주자를 3루에 보낼 수 있죠.


즉.. 1-2루간 또는 우익수 방향으로 의식적으로 타구를 보내는 타격을 한다면, 2루주자는 3루에 갈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한 방에 2루주자를 홈에 불러들일 수 있는 '안타'를 기대할 수도 있죠.




물론... 야구란 스포츠가 그렇지만...

'무사 2루에서의 강공이 무조건 확률이 높다'라고는 얘기할 수 있습니다.

타석에 들어선 타자의 능력, 마운드위의 투수의 능력, 2루주자의 주력, 우익수의 송구력, 상대 내야진의 수비력 등등등 고려할 상황이 많긴 하죠.



예를 들어 수비팀 우익수가 손아섭이고, 우리팀 2루주자가 양의지라면... 우익수플라이로는 2루주자를 3루에 보내기가 힘들 수도 있죠.



하지만...

마운드에는 좌완 이상열(올해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삼진 능력이 아주 뛰어난 투수는 아닌...)

타석에는 김현수(타격기술은 국내 최상급이며, 올시즌은 좌투 상대로 가장 강한 모습 보여주고 있는...)

2루주자는 허경민(도루실패가 많기는 해도 발은 무척 빠른...)



이런 상황이라면 이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강공을 해야하는 상황이겠죠.



타석에 들어선 선수가 타율도 무척 낮고, 작전수행능력은 정말 별로고... 컨택능력 무지 떨어져 삼진 확률이 엄청 높고...

마운드에는 이닝당 1개 이상 삼진 뽑아내는 불펜에이스급 투수가 올라와 있고...

이런 상황이라면 무사 2루 번트도 시도해 볼만한 작전이 되겠지만 말이죠.




무사 1, 2루에서 번트야 병살방지라는 측면이라도 있지만, 무사 2루는 그것도 아니고...



여튼.. 지난 토요일 대참사의 충격으로...

바로 TV를 끄고 싸우나로 향했었는데...



결과야 어찌됐든 이겼지만...

다시는 보고싶지 않은 류의 끔찍한 작전이었기에...



한 마디 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