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오늘..

기분도 꿀꿀해서 야구장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6시 30분쯤 회사를 나섰습죠.



제가 한 우유부단 하는지라...

지하철역으로 가면서도 계속 고민하다가... 결심을 했죠.


'그래! 베어스가 1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면 야구장 가자! 아니면 걍 집에 가는거야!'



DMB를 켰죠.

1사 3루의 챤스에서 정근우를 잘 막아내며 무실점으로 1회를 틀어막나 싶었더니... 귀신같은 적시타 허용.



다시 한 번 제 결심은 흔들렸죠.



'그래.. 1회말까지만 보자. 1회말에 우리 타자들 한 명이라도 출루하면 야구장에 가는거야'


귀신같은 투아웃 주자 없음. 3번 김현수 타석...



어느새 제가 탄 지하철은 종합운동장에 다다랐죠.

혹시 김현수가 출루할까 싶어 일단 하차.

역밖으로 나오자마자 범타 아웃. 깔끔한 삼자범퇴.




그래도.. 오늘은 왠지 제가 가야 이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과감하게 표를 사버렸죠.
(이럴거면 쓸데없는 내기는 왜 한거니? --;;;)




간만에 외야에서 느긋하게 야구를 보고 싶어 통닭 두 조각과 사이다 한사발을 사들고 우측 외야석으로 ㄱㄱ싱.

어랏.. 통닭 사느라 쉬엄쉬엄 들어갔더니... 2회에 또 1사 1,2루 위기... --;



그리고 귀신같은 3실점... 0:4

하아... 역시 두 번 연속 내기에서 패배했을때 걍 집으로 가야했어. ㅠ.ㅠ



밀려오는 후회감과 함께... 오늘도 이렇게 지는구나... ㅠ.ㅠ





하지만...

양의지.... ㅠ.ㅠ

한 점만 쫓아가도 좋아라고 생각했었는데... ㅠ.ㅠ




사실 양의지가 거기서 홈런 대신 안타 같은걸 치며 1~2점 찔끔 쫓아갔다면, 김성근감독님은 매그레인을 바로 내렸을겁니다. 아마 다음날 선발로 나올 예정이던 고효준이 2회에 올라왔겠죠.

고효준으로 어느정도 틀어막으며... 6~7회쯤 되면 어제 쉬었던 정우람 길게 투입시키며 이기는 경기로 가져가려했겠죠.



하지만..

한방에 동점... --;



이기고 있다면 모를까.. 함부로 고효준을 낼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




만루홈런...

진짜로... 만루포로 한 방에 4점차를 극복하는 순간... 찔끔 눈물이 나더군요.




그라운드의 선수들도 나와같은 마음일까?





1. 김선우선수.

확실히 좋아보이진 않았습니다.

멀리서 봐서 투구를 자세히 볼 순 없었지만...

전광판에 찍히는 최고구속이 140넘는 공이 거의 없더군요.



전광판이 그 정도니.. 전광판 스피드에서 3~4km 뺀다면, 실제로는 137~8정도가 오늘 맥스 스피드가 아니었나 싶네요.

빠르지 않은 스피드여서 그런지... SK 타자들은 대놓고 때려내더라는...



야수에게 잡힌 공들도 잘 맞은 공이 정말 많았습니다.

공 스피드가 떨어져서 그런지.. 위닝샷 할만한 공이 없어서 투구수는 점점 더 늘어났고...



5회에는 총 5명의 SK 타자가 나와 공격을 했는데.. 그중 3명은 잘맞은 타구를 날렸죠.

야구란게 참 재밌는게... 그 5명의 타자중 빗맞은 2개의 타구가 모두 안타가 되버린... 운이 좋아서 넘어간 회였네요.

어쨌든 이미 5회에 100개의 공을 훌쩍 넘게 던진 김선우는 거기까지.





2. 고창성 선수가 올라오더군요.

어제 2.1이닝 25개의 공을 던지고 패전을 기록한 뒤 오늘 새벽에 서울에 도착한 선수인데...


역시.. 스트라이크를 잘 못던지더군요.

하지만.. SK 타자들이 도와주더군요. 볼에 방망이가 쉽게 나가며 고창성을 도와준..


여튼.. 그래도 볼이 많으니 투구수는 자연스레 늘어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1이닝을 막는데 어제보다 많은 26개의 공을 던져야 했네요.





3. SK타자들은 뭔가 두산병이 전염된 듯이 보였습니다.

중요한 순간 다양한 형태의 병살타 시전.

1아웃 2-3상황에서 타자삼진 당하며 주자는 도루하다 죽는 스킬.

의외로 불펜들이 호투해주며 쫓아갈만한 스코어 유지해주다가... 8회에 추격의 의지가 꺾여버리는 실점 허용.

베어스의 전형적인 패턴인데...

오늘 SK가 그대로 보여준...


오늘로써 SK-기아-LG 3팀간 승차가 모두 사라져버렸는데..

SK가 다시 치고나가는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어쨌든 베어스팬으로썬 기분 좋은 승리였네요.

양의지, 윤석민.. 이 두 선수는 확실히 잘 치는 듯..



이제 손시헌만 돌아오면 고추가루부대 역할은 정말 톡톡히 할 것 같은...




여튼.. 올시즌 직관 3연패 끝에... 감격의 첫승 ㅠ.ㅠ




다음주 토요일은 대전으로 원정 출격합니다.

이제 직관 연승 가야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