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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아들' 이종범(44) 전 한화 코치가 프로야구 방송 해설자로 변신한다. 이종범 전 코치는 2일 본지와 통화에서 "방송 해설자로 방향을 잡았다. 관계자들을 만나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야구 팬들은 이종범의 구수하고 감칠맛 나는 해설을 듣기 위해 2015시즌을 기다릴 것 같다.

이종범 전 코치의 거취는 '감독 교체 대란'이 벌어졌던 이번 가을 야구계의 관심사 중 하나이다. '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그는 2012시즌에 앞서 갑작스럽게 은퇴했다. 이후 스승 김응용 감독이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지난 두 시즌 동안 이글스의 작전 코치로 활약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이 새롭게 한화 지휘봉을 잡자 송진우·김종모·강석천 등 동료 코치들과 함께 팀을 떠났다.

코치계의 '프리에이전트(FA)'가 되자 여러 곳에서 영입 공세가 잇달았다. 광주일고 선배인 김기태(45) 감독이 KIA 수장으로 선임되면서 이종범 코치의 광주 복귀가 유력하게 예상되기도 했다. 김기태 감독이 "(이종범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인선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타이거즈 코치로 돌아오는 '바람의 아들'을 향한 기대가 높아졌다. 그러나 이종범 전 코치는 지도자직을 고사하고 "야구 공부를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야구해설위원은 그가 선택한 '가지 않았던 길'이다.

더 많은 발전을 위한 결정이었다. 이 전 코치는 "지도자와 마찬가지로 어느 곳을 가든 야구 공부를 계속 하는 것이 목표였다. 해설자 역시 여러 구단을 두루 살펴보고 더 많은 공부를 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했다"며 "한화 코치직은 완전히 떠났고, KIA는 일단 (코치직 없이) 그냥 지나갈 듯싶다. 야구 전문 해설위원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종범은 해설계의 '블루칩'이다. 국내 4개 프로야구 중계 케이블 채널은 그동안 이종범 영입을 위해 애써왔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종범 코치가 KIA에서 은퇴할 때부터 방송사들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스타성과 입담, 화려한 경력과 야구 실력을 겸비한 '대어'였기 때문이다"며 "어느 방송사가 높은 수준의 상당한 몸값을 제시했으나 이종범 코치가 다음을 기약하고 한화를 선택했다는 말이 돌았다"고 귀띔했다.

이제 해설위원은 야구인들 사이에 '제2의 도약'을 위한 단계로 인식되고 있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과 양상문 LG 감독은 프로 사령탑과 수석코치를 두루 거친 후 인기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명성을 떨쳤다. 한 해설위원은 "한 팀의 코치만 하다 보면 그 팀에만 집중한다. 그러나 방송 해설을 하다 보면 모든 구단을 돌아보고 한 걸음 떨어져 분석하고 야구를 볼 수 있다. 또 다른 시선으로 야구를 공부할 수 있어 훗날 지도자로 복귀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일본도 비슷하다. 지금은 지바 롯데 감독이 된 이토 쓰토무 감독도 과거 NHK의 인기 해설자로 활약했다. 이종범 전 코치는 "이제 해설자도 과거와 달리 지도자 생활을 위해 공부할 수 있고 도움이 되는 분야다. (기다려 주시는 팬들이 계시다면)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