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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페르난도의 등판경기를 보고자 잠실 출격했었슴다.

경기 보고와서 개인적으로 느낀 점 몇가지 끄적여 보아요.



1. 어제는 우리 타자들이 못했다기 보다는 사도스키선수가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1루측에서 세밀하게 볼 수는 없었지만.. 제구력이 쩔더군요. 오른쪽 왼쪽 구석구석 찌르며 타자들을 요리하는.. 예전 안좋을때와는 달리 베어스 타자들이 조급하게 공격한 것도 아닌데.. 워낙 제구력이 좋으니 투구수를 늘리는 타격을 할 수가 없더군요. 초구는 무조건 스트라이크 꽂아넣고, 두 번째 스트라이크도 먼저 잡고, 항상 투수에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7회까지 던지고 내려갔는데 사사구는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죠.

구속은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공에 힘이 있는 건지 희안하게 잘맞았지만 먹혀서 힘없이 날아가는 타구가 꽤 많더군요. 또 베어스 선수들의 방망이도 많이 부러뜨렸구요.  7회까지 총 24타자를 상대했는데... 잘 맞았다고 느껴지는 타구는 딱 3개였습니다. 1회 이종욱의 좌익수플라이 타구와 2회 윤석민이 때린 안타와 7회 김현수가 때린 홈런. 3안타를 맞긴 했지만 이종욱의 안타는 빗맞은 내야안타였으니...

여튼.. 어제 경기 MVP는 3안타 2타점을 때린 문규현선수가 받은 모양이던데.. 저는 사도스키를 MVP로 꼽고 싶더군요.

주제넘은 참견을 해보자면, 롯데는 성급하게 용병교체를 생각 안하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에요. 어제 사도스키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코리도 지난번 등판해서 괜찮았죠. 시즌중 용병교체는 복권과도 같아서 당첨되면 대박이지만, 과거의 경험률로 보면, 당첨확률이 별로 높지 않기에... 정말 '대박 용병'이라도 발견한게 아니라면 조급하게 용병교체를 시도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 어제 1경기만 놓고 보자면, 윤석민 대신 이원석을 기용하는 이유를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일단 어제 윤석민은 팀이 빈타로 허덕이는 가운데서도 2안타를 뽑아내며 여전한 공격력을 과시했구요. 이원석 역시 1할타자다운 무기력한 공격력을 보여줬죠. --;

이원석을 기용하는 단 한가지의 이유가 있다면 수비력인데... 어제 경기만 보면 과연 수비력때문에 이원석을 기용할 필요가 있는가하는 의문을 들게 해줬죠. 어제 이원석쪽으로 어려운 타구가 3개 갔는데.. 그 중 하나도 잡아내지 못하더군요. 잘맞은 타구이긴 했지만 강습타구조차 잡아내지 못하고.. 물론 엄청 잡기 어려운 강습타구였지만.. 수비력때문에 주전 3루수로 기용한다면 그런 타구 잡아줘야죠. 그런 타구도 못잡을것 같으면 3루에 공격력 좋은 윤석민 세워놔야죠. 3루가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도 아니고 말이죠.

또 한가지.. 이원석선수에겐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더군요. 지난주 직관 갔던 목동 경기에서도 8회인가? 강정호선수의 때굴때굴 구르는 3유간 타구를 잡아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멍하니 바라보며 그자리에 꼿꼿이 서서 스트레칭 체조나 하고 있던데... (타구 방향이 절묘했지만 잘맞은 타구는 아니고 느린 타구여서 대쉬&슬라이딩 캐치했으면 잡을 수도 있다 봤는데.. 한 발자국도 안움직이던..)

어제도 비슷한 타구가 나왔었죠. 방망이가 부러지며 힘없이 3유간으로 굴러가는 타구.. 물론 타구가 정확히 3루수와 유격수사이로 굴러가긴 했지만.. 잘 맞은 타구가 아니었는데.. 공과 함께 굴러오는 방망이가 무서워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역시 잡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더군요.

주루플레이는 윤석민=이원석 우열을 가리기 힘들고.. (^^;) 공격력은 압도적으로 윤석민 윈인 상황에서 수비도 그 따위로 하는데.. 오죽했으면 옆에서 이원석 유니폼 입고왔던 팬도 '이원석 똑바로 해!' 고함을 치시던...

진짜.. 제발.. 플리즈 감독님!! 주전 3루수로 윤석민 좀 써 주세요. 어떤 선수라도 열심히 할 의지가 안보이는 선수는 경기장에서 안보고 싶네요.



3. 오재원의 유격수비는 손시헌이 그리워지더군요. 손시헌이 있었다면 어제 아웃카운트는 두 개는 더 잡을 수 있었을겁니다. 포구도 송구도 불안불안하고... 병살플레이도 깔끔하지 못해 잡아내야할 병살플레이를 잡아내지 못하는...

그런 유격수비의 부담때문인지 공격력까지 같이 죽어버린 느낌이더군요. 그렇다고 해도 김재호 유격수 쓰는 것보단 일단 공격력은 더 괜찮긴한데... 유격수자리는 손시헌 돌아올 때까지는 답이 없어 보이더군요.



4. 예전에 베어스가 4강싸움을 하기 위해선 이용찬-페르난도가 제 몫을 해줘야 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그제 어제 이용찬과 페르난도는 충분히 제 몫을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페르난도는.. 어제 안타를 엄청 맞기는 했지만.. 또 제구력은 여전히 문제인 듯 보였지만.. 놀랍게도! 그 제구력을 가지고도 볼넷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고 버틴 덕분인지 꾸역꾸역 잘 막아내더군요. (뭐 결국 마지막 타자에게 첫 볼넷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가긴 했지만요. --a) 게다가 내야수비가 전~혀 페르난도를 도와주지 못했는데도 말이죠.

지난 경기에 이어 이대호를 맞춘 데드볼이 하나 나오긴 했는데.. 안쪽 제구는 전혀 안되는 모습이었슴다. 안쪽공을 던지면 스트라이크존이 아니라 죄다 타자 가슴쪽으로 날아가던... --;;; 데드볼이 한 개 밖에 안나온게 이상할 정도였죠.

여튼.. 그제-어제 경기는 타자들이 못해준 경기고.. 이용찬-페르난도 계속 이런 모습만 유지해준다 해도 베어스의 4강의 희망의 불씨는 계속 살아 있다고 할 수 있죠.



5. 어제 투수교체 얘기를 안할 수가 없는데요. 아시다시피 현재 베어스 불펜엔 믿을만한 투수가 없죠. 그나마 각성한 노경은 한 명 뿐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닌데... 이런 상황이라면 선발투수를 좀 더 길게 끌고 갔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야구는 6회에서 끝나는 경기도 아니고 7회까지 하는 경기도 아니고 9회까지 끝내야 끝나는 경기인데.. 그렇다면 불펜 에이스는 가장 뒤에 내보내는 카드로 쓰는 것이 정답이라 생각하더군요. 다른 불펜들이 영 미덥지 못해서 노경은 정도만 믿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물론 페르난도가 어제 105개 던지고 5.2이닝 던지고 내려가긴 했는데... 마지막 던진 공이 전광판에 155 찍힌걸 보면.. 120개 정도까지는 끌고 가며, 불펜 투입을 최대한 늦춰야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제도 노경은이 2점 뒤지고 있는 6회 2사후에 올라왔는데.. 노경은을 이렇게 빨리 올려버리면, 9회를 막아야할 선수도 애매해지고.. 또 많은 공을 던지게 하면 다음 경기 쓰는 것도 어려워지죠.

역전시킬거라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불펜 에이스를 6회부터 올리는건 전혀 '아니올시다'라고 생각해요. 현 베어스의 불펜 상황에서 노경은 6회에 올리는건.. 안지만-권오준-정현욱 없는 삼성이 오승환을 6회에 올리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하거든요.


뭐.. 그래도 어제 노경은 투입은 일기예보 때문에 이해할 수는 있다고 봐요. 오늘부터 주구장창 비온다고 했고.. 다음 등판하는 선수가 긴 이닝 막아줄 수도 있는 니퍼트이니깐.

그런데.. 9회 김상현 투입은 아무리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되더군요. 2:0으로 끌려가던 경기. 김현수가 추격의 솔로포를 쏘아 올려 한 점차로 추격하고.. 마운드에는 베어스타자들을 괴롭히던 사도스키가 내려가고.. 탄탄하지는 않은 롯데의 불펜진이 가동된 상황. 베어스쪽으로 경기 분위기도 많이 넘어온..

그리고 어제 경기를 잡기 위해 필승of필승조인 노경은을 2.1이닝을 던지게 한 상황.


이 상황에서 불펜 투입한다면 불펜 No.2를 내보냈어야죠.

솔직히 우리 불펜에 No.2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 확실한건 김상현의 현재 공은 불펜에서 끝에서 두번째죠. 그저께도 나와서 난타당하며 2실점했는데... 그런 투수를 9회 1점차에서 올려보내다니.. 게다가 연투로... --; 아니나 다를까.. 배팅볼만 던져대며 정말 운좋은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그거 정수빈 아니면 도저히 못잡는 타구였죠) 홈런-2루타-폭투 던지고 폭풍강판...


김강률을 No.2로 생각하고 있다면 9회 시작하자마자 김강률을 냈어야죠.

이건.. '우리는 경기 포기했습네다' 선언하는 투수운용이라고밖에 생각이 안되네요.




흠냐.. 짧게 쓸려고 했는데 엄~청 길어졌네요. ^^;

이상 일주매의 허접한 직관 후기였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