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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도 끝나가고... 야인이 되신 김성근감독님이 옆집으로 간다는 소문도 들리고, 울팀으로 오실지도 모른다는 소문도 들리는 요즘...


뭐랄까.. 이를 지켜보는 소소한 올드 베어스팬중 1인인 제 마음속은 싱숭생숭하네요.

뭐라고 탁 꼬집어 얘기하기 어려운 상태랄까나... --a



김성근감독님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라...

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내용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읽어주시길 바라며.. 몇 자 적어보아요. ^^;




잘 아시다시피,

김성근감독님이 울나라 프로야구에서 첫 감독 생활을 시작한 곳은 OB 베어스입니다.

그것도... 김영덕감독이 야반도주하다시피 내팽겨치고 도망가버린 OB 베어스.



어린시절 저는 김성근감독님을 꽤나 좋아했었습니다.


뭐.. 대부분의 팬들이 마찬가지겠지만.. ^^;

일단.. '울팀 감독님이 좋은 성적 내심' 이러면 대개 감독님을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김성근감독님이 맡으신 84년 시즌전의 베어스는 82년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우승을 했지만.. 83년엔 나락으로 떨어진 그런 팀이었죠.

그런팀을 맡으셔서... 김성근감독님은 OB베어스를 강한 팀으로 만드셨죠.

특히.. 제가 김성근감독님을 좋아했던건 투수조련에 일가견이 있으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투수들은 정말 잘 키워내셨었죠.

80년대의 OB베어스는 투수력의 팀이었습니다. 솔직히 타격은 그리 강한 편은 아니었지만...

또 투수진에 선동열, 김시진 같은 초특급 슈퍼스타는 없었지만... OB베어스의 투수진은 강력했죠.


또다시 극심한 투고타저의 시즌이 돌아오지 않는 한,

김성근감독님의 OB베어스가 1984년 시즌에 세운 시즌 팀방어율 2.53은(올시즌 방어율 1위 윤석민선수 방어율(2.45)과 큰 차이가 안나는...)

아마 쉽게 깨어지지 않을겁니다.



여튼.. 저는 타력은 좀 아쉬움이 있어도 이런 투수력의 팀컬러를 가진 베어스가 좋았습니다.

그런 성향은 지금도 변함이 없어서... 개인적으로는 타력의 팀보다는 투수력의 팀을 더 좋아하는.. 저는 좀 그런 편인데...


투수력이 강한 팀컬러를 만들어 내신건 김성근감독님이었죠.

당시 초등학생의 나이였지만..

그런 이유도 포함해서... 아마 지금도 변함없이 김성근감독님에 대한 무한 지지를 보내주시는 SK팬 분들 못지 않게 김성근 감독님을 좋아했었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선수중 한오종이라는 투수가 있습니다.

무명이었는데.. 김성근감독님이 발굴해서 키우시던 투수였죠.

불펜에서는 엄청 좋은 공을 던진다는데... 막상 실전에 나오면 새가슴이 된다던...


김성근감독님이 애지중지 키우신다는 얘기 듣고... 저도 한오종선수 엄청 응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1988년 이제 그 조련의 결과가 나타나는 듯 했죠.

기록 찾아보니.. 1988년에 방어율 3.81 26경기 나와 4승 4패.. 115.2이닝을 던졌네요. 이정도면 당시 베어스의 훌륭한 주축투수...


결국 한오종선수도.. 1988년에 김성근감독님이 팀을 떠나신 후.. 다시 무명선수로 돌아가버렸죠.



그렇기에.. 1988년 시즌이 끝나고.. 김성근감독님이 팀을 떠나신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그 상실감이 엄청 컸던 기억이 있네요.

김성근감독님 떠난 후.. 최악의 암흑기로 빠져드는 팀을 바라보며...

'역시 그럼 그렇지... 아아.. 우리 감독님... ㅠ.ㅠ' 하며 엄청 그리워했던 기억도 있네요.



그래서 그런지... 후에 맡으신 태평양.. 그리고 쌍방울...

그곳에서도 변함없이 좋은 투수들 키워내며 약팀을 강팀으로 바꿔내는 모습을 지켜보며...

OB 다음으로 태평양, 쌍방울의 선전을 진심으로 응원했던 기억도 있네요.




그러다가... 쌍방울 이후는 김성근감독님에 대한 기억이 없네요.

그도 그럴 것이... 김성근감독님의 연혁을 보니 LG감독으로 취임하신게 2001년인 듯 싶은데...


2000년 말이었던가? 2001년 초였던가?

현대와의 전설적인 2000년 한국시리즈를 끝내고...

선수협문제로 두산 구단이 심정수를 내친 이후.. 한동안 야구를 안봤었거든요.


심지어는 골수 베어스빠라고 친구들로부터 불리움을 당하는 제가...

베어스가 우승했던 2001년 한국시리즈를 다음날 신문에서 확인했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



여튼.. 암만 야구를 안보기로 했다고 하더라도...

골수 야빠인지라... 어쩔 수 없이 원래 자기가 있었던 것처럼 돌아오는 연어처럼...

저도 슬슬 프로야구에 다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 2005년쯤부터인걸로 기억하네요.



어? 우리팀에 정재훈이라는 선수가 나타나서 꽤 잘하네? <- 이 기억이.. 2000년 한국시리즈 이후 제가 가지고 있는 다음번 기억인 듯 싶어요. ^^a

여튼.. 그 시절에는 김성근감독님은 야인신분이셨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다가.. 다시 지휘봉을 잡으신게.. 2007년 SK였죠.

아시다시피.. 2007년 이후의 SK는.. 두산팬들에게는 애증의 대상이죠.

그런 SK의 수장이 되신 김성근감독...



그리고... 2005년부터 다시 야구를 보기 시작하며 처음 접하게 되며 맛을 들이게 된 것은 김경문감독님의 야구였죠.

공격에서는 번트나 작전보다는 시원시원한 강공책을 구사하는 야구...


어린시절에는 알지 못했던 스타일의 야구...

저는 그런 야구의 매력에 푹 빠져 들었죠.


반대로.. 투수운용에 대해서는... 토종선발들보다는 외국인선발들에 의존하며.. 쓸만한 팀의 재목들은 불펜으로 보내 불펜의 힘으로 상대방을 틀어막는 야구.


오.. 그런 야구는 정말 싫었습니다.



그런데 김성근감독님의 야구는 공격에서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반대편 스타일의 야구였죠.

반면.. 투수는.. 물론 김경문감독님의 불펜운용과는 한 수 위의 고차원이긴 했지만...

한 두 선수씩 죽도록 혹사시키는 불펜 야구...


그런 야구 역시 무척이나 싫었네요.


덕분에.. 2007년 이후 SK야구를 보면서.. 예전에 내가 좋아했던 김성근감독님의 이미지는 점점 멀어져 갔고, 또 점점 반대방향으로 바뀌어갔죠.




그리고 그런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지만...

김성근감독님이 베어스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컴백하실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은 듯 싶더군요.




만약 오신다고 생각했을때...

여러가지 마음이 공존하네요.



- 분명.. 내가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의 야구를 하실텐데... 하아.. 그건 정말 싫다... ㅠ.ㅠ

- 하지만.. 그래도 성적은 나겠지? 우승에 목말라 있는데.. 우승을 시켜주실 수 있을까? 그건 좋은데...

- 하아.. 그래도 오시면, 내년 혹사순위 1, 2, 3위는 베어스선수들로 채워질지도 몰라... 하아... 그건 정말정말 싫은데... ㅠ.ㅠ

- 흠.. 그래도 김성근감독님 오시면 휘하의 예전에 좋어했던 옛 베어스 멤버들이 코치진으로 돌아올 수 있으니... 그건 좋아~ +_+


등등등.........



흠냐.. 써놓고 나니 뭔가 결론도 없고 알멩이도 없는 글이 되어버리고 말았네요.




그래도.. 김성근감독님이 울 팀으로 오신다면...

그렇게 해서 좋은 성적 내주신다면...

간사하기로는 역대급인 일개 야구팬의 마음인지라...



'그래.. 난 원래 옛날부터 김성근감독님 팬이었어' 하면서 다시 마음을 돌이킬 수 있을까요? ^^a



이상 뻘글을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