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간만에 직관을 갔었는데요.


LG광팬인 여친을 데려온 LG팬 회사동료랑 가서 우익수 뒤 외야에서 야구를 관람했었죠.


LG팬 회사동료분이 좌익수(3루)쪽에 앉자고 저를 배려해주셨지만,

동주곰 라인업에서 빠져서 혹시나 현수 홈런볼이나 챙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제가 우겨서 우익수쪽(1루) 외야에서 경기를 봤습죠.



뭐.. 결과는 아시다시피...

좌상바 현수는 주키치 상대로 메롱이었고...(아.. 그래도 1타점 희플 날리긴 했군요)

원래 우리가 앉으려고 했던 바로 그 자리로 최준석이 홈런을 날린... ㅠ.ㅠ




각설하고...

6회말 8실점, 7회초 5득점이라는 양팀의 폭풍같은 공격이 휘몰아 친 후...


7회말이었나? 8회말이었나?

LG 공격 시작하기 전에 베어스 올드 원정 유니폼을 입으신 두 여성 베어스팬이 우익수쪽으로 오시더군요.

그러더니.. 수비하러 우익수자리로 달려오는 임재철을 향해 하이톤의 엄청난 환호성을!



당연히.. 좌익수쪽에 앉아있던 팬들의 대부분이 LG팬이다 보니...

두 여성팬에 대한 엄청난 야유가 쏟아지더군요.

오.. 그 살벌한 분위기에서 용감한 두 베어스 여성팬.. 야유소리에 뒤를 한 번 흘긋 쳐다보더니...


아랑곳하지 않고... 전혀 주눅들지 않은 목소리로 더 힘차게 임재철에게 환호성을...



캐치볼을 하던 임재철은 시크에게 뒤돌아보지 않고 글러브를 들어 두 여성팬이 보내준 환호성에 답례를 해주더군요.

임재철 멋졌음.

임재철선수의 리액션에 당연히 두 베어스 여성팬은 감격해했고...



그렇게 LG의 공격이 이어지는데...

2아웃에서 LG 마지막 타자가 친 공이 우연히도 우익수쪽으로 쭉쭉 날아오더군요.




임재철... 잘맞은 타구였지만 여유롭게 뒤로 달리며 타구를 잡아냈고...

잡자마자... 그 공을 곧바로 자신에게 환호성을 보내준 두 베어스 여성팬에게 시크하게 던져 준 후...

확인도 안하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시크하게 유유히 벤치로 달려가는...





그런데...


그런데...



강한 어깨로 어제도 멋진 다이렉트 홈송구를 보여줬던 임재철이...





팬서비스로 던져준 공이 펜스 난간에도 미치지 못했던... --;;;;;;;;

임재철은 공 던진 뒤 시크하게 뒤도 안돌아보고 달려가버렸던 터라...

본인은 아마 지금도 자기가 팬서비스해 준 공을 두 베어스 여성팬이 가져갔을거라 믿으며 흐뭇하게 미소짓고 있을 겁니다.




여튼..

공은 야속하게 펜스 중단..을 맞고 외야에 떨어졌고...

두 베어스 여성팬은 아쉬움의 탄성을 남겨둔체.. 그래도 자신들을 의식해 준 임재철의 팬서비스에 환한 미소만을 간직한 체 LG의 공격이 끝나자 베어스 응원석쪽으로 돌아갔다능...




결국...

그 공은...

이왕 팬서비스로 던져진 운명의 공이었으니 혹시나 다시 던져주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외야에 앉아있던 수많은 LG팬들이 공 주위로 몰려들었고...



결국 그 공으로 캐치볼하던 교체 우익수 양영동이 볼보이랑 몇 번 캐치볼하다가...

관중석으로 던져줬네요. 박용택 원정 유니폼 입은 LG팬이 글러브의 위력을 과시하며 수많은 경쟁률을 뚫고 잡아간...






어쨌든 임재철 아쉽더군요.

적진에서 용감하게 자신을 응원해준 여성팬들에게 그거 하나 서비스 제대로 못해주다니...


프로선수가 던진 공이... 10미터도 안떨어져 있는 펜스를 못넘기다니...





어제 경기에서 제일 아쉬웠던 장면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