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매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있는 날은 저에게 있어서는 기쁜 날입니다.

한국 프로야구의 생일이... 저의 생일과 같은 관계로,
항상 매년 제 생일날! 골든글러브시상식을 하기 때문이죠!
(골글시상식은 매년 프로야구 공식탄생일인 1981년 12월 11일을 기려 12월 11일에 시상식을 합니다)


올해 골글시상식에서는... 예상치 않게 제가 유일하게 골글수상자 정답을 맞추는 행운도 얻어서 뜻하지 않았던 베팍의 생일선물까지 받게되어 너무 기쁘다는... ㅠ.ㅠ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ㅠ.ㅠ




여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골글시상식이 지난 금요일 끝이났네요~

역대 골든글러브를 보면.. 참 뒷말도 많고 아직까지 논란의 떡밥이 되었던 결과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올해 골든글러브는 '아.. A선수보다는 B선수가 받았어야 했는데...'하는 논란은 있을지언정, '이건 정말 100% 잘못된 수상이다!'라고 할만한 수상은 없어보이네요.


다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는 선수들이 받았다고 봅니다.
(하지만.. 받을 자격이 충분했음에도 수상하지 못한 강정호, 강봉규, 페타지니.. 그리고 나주환, 클락 등등의 선수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ㅠ.ㅠ)




그렇다면... 왜 이렇게 골든글러브 시상식때마다 이런저런 말들이 많을까요?

대체 골든글러브 선정에는 어떤 기준들이 있는 걸까요? 선정 원칙은 있기는 있는걸까요?



제가 생각하는 정답은 '그런건 없다'입니다.

뭐... 하나의 원칙은 있겠죠죠. '그 해 해당 포지션에서 제일 잘한 선수에게 주는 상'이라는 것...




그런데... '제일 잘한 선수'라는 것도 어떤 의미일까요?

공격을 잘한다는 의미? 수비를 잘한다는 의미? 아니면 둘 다 잘한다는 의미? 둘 다 잘한다면 그 가중치는.. 공격 9 : 수비 1? 공격 5 : 수비 5? 공격 3 : 수비 7?

또.. 공격을 잘하면 타율이 높다는 의미인지.. 홈런 타점이 많다는 의미인지... 도루를 잘한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경기에 제일 많이 나왔다는 얘기인지...

또.. 페넌트레이스에서만 잘하면 되는건지.. 포스트시즌에 잘해야 하는 건지.. KS에서 잘해야 하는건지.. 아니면 올림픽이나 WBC에서 잘해야 하는건지... --a



솔직히 정해진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그대로 기자 마음이죠.

그러니까 매 해 골글 뽑고 나면, 이건 도대체 무슨 원칙으로 뽑은 것인지 팬들은 알 길이 없으니... 어떤해는 홈런 잘친 선수들 주는 것 같고.. 어떤 해는 타율 높은 선수 주는 것 같고, 어떤 해는 타이틀만 있으면 일단 주는 것 같고... 어떤 해의 어떤 포지션은 수비 잘하는 선수 주는 것 같고...

이러니.. 팬들 입에서는 '골글투표는 기자들 인기투표'라는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하지만.. 기자들 나름대로 어떤 기준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그 기준들이 기자들마다 다 다를 뿐이죠.



이번에 투표에 참가한 기자가 342명인가? 그렇다고 들었는데...

아마 올해 골글에는 342개의 기준이 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342명의 기자들중에는...

모든 스탯을 꼼꼼히 따져서 각 스탯별 나름의 가중치를 부여해 평가하는 기자들도 있을꺼고...

스탯들중에서 세이버매트릭스에만 가치를 두고 평가하는 세이버 매트리션 기자들도 있을꺼고...

야구하면 무조건 홈런&타점이다! 라는 생각에 홈런 타점 많은 선수에게 표를 던지는 기자들...

타율이 제일 높은 선수에게 표를 던지는 기자들... 혹은 OPS가 가장 높은 선수들에게 표를 던지는 기자들... 등등.. 각 스탯에 대한 호불호도 기자들마다 다 다들거라 생각하고...


또는... 상이름이 골든글러브니깐... 나는 공격스탯따위는 보지 않고 무조건 수비잘하는 선수들에게만 내 골글투표를 행사할테다! 이런 기자들도 있을테고...

공격-수비 둘 다 골고루 가중치를 부여해 평가하는 기자들도 있을꺼고...

아니면... 센터라인은 수비가 중요하니 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만 수비 가중치를 두고 나머지 포지션은 공격력만 평가할 수도 있고...

외야수를 뽑을때... 좌익수-중견수-우익수 각각 나누어 뽑는 기자들도 있을꺼고, 외야수 포지션 상관없이 뭉뜽그려 뽑는 기자들도 있을 꺼고...



그냥... 스탯 이런건 잘 모르겠고... 내가 느끼는 감으로 올해 잘한 선수를 뽑는 기자들도 있을꺼고...

연봉대비 효율같은걸 따지는 기자들도 있을지 모르겠고...


또... 내가 맡은 팀이니깐, 내 고향팀선수니깐, 내 응원팀 선수니깐, 내가 나온 학교출신 선수니깐.. 그냥 내가 좋아하는 선수니깐 하면서 닥치고 묻지마 투표하는 개념없는 기자들도 일부 있는 듯 싶고...

반대로 어떤 선수가 아무리 좋은 활약을 했어도... '난 그냥 쟤가 싫어' 또는 '난 저 팀 자체가 싫어!'하면서 표를 안주는 역시 개념없는 일부 기자들도 있을꺼 같고...



참 다양할 거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충분히 남득가는 기준, 이해는 되는데, 공감은 안되는 기준, 참신한 기준, 구닥다리 기준, 또 일부 개념없는 기준까지... 수백가지 기준들에 의해 골글투표가 이루어지다보니...

이게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뽑은건지.. 당연히 팬들은 이해가 안될 수 밖에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이건 팬들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합니다.

팬들도 서로 각자 다 다른 기준들을 가지고 있을거라 생각하고... (팬들의 기준에는 아무래도 기자들보다는 더 많은 '팬심'이라는 요소가 들어가겠죠. 저도 마찬가지였고... ^^;)

그렇기에 베팍 한게 주최 '골글 수상자 맞추기 이벤트'에서 51명의 참가자들중 골글수상자 10명을 모두 맞춘 이는 일주매공(--v) 1명밖에 없는 사태가 벌어진거겠죠. ^^;



얼마전에.. 이 342명의 기자투표인단중 1명인 민훈기기자가 자기 자신의 골글투표 기준을 블로그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

옆집 잠시 눈팅해보니 '민훈기기자의 골글투표 기준'에 대해서도 참 여러 말들이 많더군요. 동의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지요.





그렇다면 '골글투표의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마치.. 연아양의 피겨스케이트에서 기술심판들이, 트리플악셀은 가중치 몇점, 트리플루프는 몇점, 스텝 시퀀스 레벨마다 몇점 몇점 몇점, 스핀연기시 회전은 몇회 이상 이런 식으로 말이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야구의 수많은 각각의 요소들에 대해 모두가 다 공감할 수 있는 납득할만한 가중치를 매기고, 점수를 부여하는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대표적으로 세이버 매트릭스만 보더라도.. 그 각각의 스탯들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 아직까지 수만가지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요.

만약.. 야구의 모든 스탯들에 대해 이렇게 가중치와 점수를 부여할 수 있다면 골글투표같은건 할 필요가 없어지겠죠. 그렇게 되면 누구나 다 바라보는 시각이 똑같을테니, 투표없이 그냥 그 점수에 따라 골글을 수여하면 될테니까요.




결국 골든글러브 투표는 지금처럼 계속 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단...

투표를 하는 기자들은 그게 어떤 기준이어도 좋으니...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기준에 의해 투표만 한다면..

즉 다시 말해 말그대로 '내가 좋아하는 선수에게 표를 주고, 싫어하는 선수에게는 표를 안준다'라는 인기투표하는 기자들은 사라져줘야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구요.



그런 의미에서... 그 기준에 대해 비판을 꽤나 많이 받기는 했지만, 민훈기기자처럼 자신의 골글투표 기준을 공표하는 것도 꽤나 괜찮은 시도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쨌든.. 골글시상식은 끝이 났고...

올해 수상한 10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