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유지현 서용빈 강제은퇴시키면서 강제세대교체하더니
요즘은 그 반대인가보군요

예전엔 안해도 되는데 강제로 했고, 이젠 해야 할 시점인 듯 한데 눈치 보며 안하고 있네요...

현장에서는 세대교체 <<<<<<<<<<<<<<<성적
이걸 겁니다 아마.

근데 전 프런트의 성적지상주의가 이해되는게,
일단 야구단은 모기업의 홍보성이 강한데다가 8개구단중 4위까지 플옵을 진출하니깐요....

저도 이해합니다.
세대교체는 강팀만 누릴 수 있는 사치라고 생각해요.
현재 엘지 주전이 그 다음보다 나이가 10살 이상 많긴 하지만 실력 차이는 그보다 더 크기도 하구요.

문제는 한화가 바로 그렇게 하다가 훅 갔다는 거죠. 우승 도전 한다고 노장의 경험과 실력주의로 가다가 노장들이 나이 들어서 기량이 급전직하 하니 팀이 같이 나락으로 떨어졌죠. 그 전에 팀에 있는 유망주들에게 자리를 넘겨주는 작업을 했어야 했는데, 우승에 목매달며 세대 교체를 등한시 하다가 기존 전력이 무너지자 손 쓸 수가 없게 된 겁니다.

한화는 그나마 우승 도전 하다가 그렇게 되었으니 명분이라도 있습니다. LG는 지금 목표가 4강이에요. ㅡㅡ;;;

이게 세대교체가 문제가 아니라고 봐요.
신인이 데뷔하고 성장하고 은퇴하는 자연스러운 수순이 이어지면서 그 중간중간에 외부 영입도 하고 해야 하는데,
00년대 중반에 그 자연스러운 고리가 깨진 상태로 갑자기 중고참들이 순식간에 이탈하니까
팀은 중간이 없이 노인과 어린이만 있게 되었죠.
그러다보니 성적은 안 나오고, 성적이 안 나오니 비싼 돈 들여 FA 영입하는데
그 FA들은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 나이가 있을 수 밖에 없고, 그러니 신인은 또 클 수가 없고...
악순환은 연속 ㅠㅠ

거기서 악순환이 시작된건 맞는데, 문제는 그 고리를 프런트가 나서서 총대 매고 끊어야 하는데 그냥 눈 앞만 보고 팀은 운영하고 있으니 답답한 거죠.

진짜 아예 끝장 돈질로 4강 가고 우승 도전한 다음 깔끔하게 리빌딩 하던가, 그게 아니면 미래를 보고 지금 리빌딩을 해야 하는데 몇년간 리빌딩과 4강 사이에서 갈팡질팡만 하고 있어요.

저도 제가 구단주라면 아예 몇 년 포기하고 새로 팀 만든다 생각하고 할텐데, 그게 쉽지 않겠죠.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이해는 갑니다.

근데 사실 이제 중간층이 없다고 하기도 그래요.
저도 80년대 중반태생 선수가 너무 없다 없다 했었는데
그 사이에 꼬마들이 나이 들었고 예전 그 선수들 많이 늘어났거든요.
투수 중엔 유원상 이동현이 있고 한희 이런 년배들도 어느덧 20대 중반이죠.
타자도 작병규 이대형 정의윤 서동욱 김용의 모두 80년대 중반생이고 오지환 문선재 김재율 조윤준 등도 20대 중반이에요.

그냥 이 친구들이 특히 타자들이 지금 주전보다 너무 못하는거라고 봐요

유망주가 지금 FA나 주전보다 못하는건 당연한 겁니다. 그래도 당장 우승 도전 안할 거면 미래를 보면서 중용해야죠.(우승 도전 할 거면 당근 노장이건 유망주건 잘하는 선수 쓰는 거구요. 그건 당연한 거죠.)

LG가 우익수 자리엔 당장 작뱅이 있고 - 인저리 프론이라 문제지만 - , 정의윤 황선일도 기회만 충분히 주면 자리 잡을 수 있는 유망주 입니다. 3루 자리엔 작년 두각을 나타낸 김용의가 있구요. 근데 나이가 30대 중반이 넘어간 FA랑 4년 재계약을 했습니다. 감독이 FA 제쳐두고 유망주를 그 자리에 중용할 수 있을까요? 절대 못합니다. 당장 선발이 필요한 판국에 30대 중반의 미들맨에게 4년 계약 안기고 작년 그나마 선발 경험을 했던 군필 좌완을 내준건 더 말할 필요도 없구요.

두산은 팬들까지 '양아들'이라고 비아냥댈 정도로 김현수, 이용찬, 정수빈 등에게 충분히 기회를 줬고, 그 선수들이 지금 팀의 중핵으로 성장했거나 성장하고 있습니다. 기아가 플라이볼만 뜨면 벌벌 떠는 김선빈이나 초창기 돌글러브 소리 들었던 안치홍에게 그렇게 줄창 기회 안줬으면 지금 그 내야진을 가지고 있을까요?

황선일은 몰라도 정의윤은 충분히 기회를 몇년간 꾸준히 주고 있는 것 같고
김용의의 경우엔 중용은 아니지만 1군에서 혹은 2군에서 보여준 모습에 비해 기회는 더 준 것 같구요.
당장 이대형만 해도 수년간 붙박이 중견수 였었는데 끝내 안터졌죠.
이대형은 유망주 아니었나요.
박경수도 매한가지. 오지환도 거의 데뷔 이후 내내 유격수 주전이었으나 아직도 별로입니다.
서동욱도 어쨌든 모처럼 온 기회를 잡아 주전 2루수로 나갔으나 작년에 망했고...
트레이드 된 김상현, 박병호는 말할 것도 없죠.
기회를 줘서 터진 선수들만 기억에 남아서 그렇지
설령 강팀들이라 하더라도 기회 꾸준히 줬는데 안터진 선수가 더 많습니다.

김용의 쓰자고 정성훈 재계약을 안한다는 말씀이신가요? ㅡㅡㅋ

올 해 또는 내년 정도에 우승 도전할 거면 정성훈 재계약하는게 맞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2년 뒤엔 노쇠해서 3루수로서는 가치가 없을 확률이 높은 정성훈 대신 김용의든 누구든 팀의 향후 5년 이상 3루를 책임져줄 선수를 기용하는게 맞다는 거죠.

LG가 올 해 또는 내년에 우승 도전할 전력인가요?

두산의 경우를 예로 들면, 두산은 2000년대 초반부터 세대교체를 단행했습니다.
세대교체를 할 수 있었던, 혹은 해야했던 이유는 딱 1가지입니다.
두산은 그때 강팀이었거든요.
우동수 트리오가 연일 뻥뻥 치면서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여유있게 세대교체가 가능했던 것이죠.

삼성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전의 삼성은 어땠는진 모르나 역시 현대와 우승 주거니 받거니 하던 시절부터
삼성은 체계적으로 군 입대 등을 조절해왔죠.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삼성이 강팀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없어졌으나 당시 현대도 신인왕이 자주 나왔죠.
아무래도 삼성 두산과는 달리 모기업 사정이 있긴 했지만,
어쨌든 현대도 강력한 주전들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에 젊은 선수 몇명을 섞어서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SK의 예는 너무 특수한 어쩌다 한번 나온 예에 불과합니다.
애초에 쌍방울을 재창단한 팀이었기 때문에 전력 자체가 거의 없었구요.

기아/롯데가 최근 우승/4강을 나가곤 있지만
이 팀들도 기존의 주전들이 노쇠화 하여 실질적인 전력 하강이 눈에 보이던 시절에는 하위권에 맴돌았었죠.

물론 한화의 경우에 특히 투수진의 절대적인 전력이 나이가 많아 한번에 은퇴를 하면서 와르르 무너지긴 했지만,
한화라고 해서 중간에 젊은 투수들을 쓰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류현진은 빼놓더라도 양훈 안영명 윤규진 김혁민 등등 많은 선수들이 나와서 활약을 해왔으나
그 활약이 이어지질 못했기 때문에 점점 하락을 한 것이죠.

감독/코치들 혹은 프런트의 잘못도 분명히 크고, 더 체계적으로 육성을 못한 책임은 물어야 하겠으나.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지 않아서 터지지 못했다는 평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넥센에 갔던 박병호는 그렇게 밀어줬는데 본인보다 15살이나 많은 최동수보다도 못했어요.

두산이 본격적으로 세대 교체에 들어간게 2004년 김경문 감독 취임하면서 부터입니다. 그 전에는 2000년 준우승, 2001년 우승하면서 전성기를 누리다가 2002년 5위, 2003년 7위 하면서 김인식 감독이 물러나고, 프런트에서 팀 체질 개선에 나서기 위해 - 진실은 선동열 모시기에 실패해서 였지만 - 내부 승진을 시키죠.
2002, 2003년 순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김경문 취임 당시 두산은 '강팀'은 아니었습니다. 우동수 트리오는 애지녁에 해체되었구요.(우즈 2002년 시즌 후 요코하마 이적, 심정수 2000년 시즌 후 심재학과 맞트레이드.) 사실 2001년 우승 후 팀이 급락한 것도 우동수 트리오 해체가 한 원인이기도 했습니다.

어쨌건 그건 중요한건 아닌거 같고, 뎁스가 깊고 유망주를 미리미리 준비시킨 팀이 리빌딩할 때 유리한 점은 '세대 교체 하면서도 성적을 낼 수 있다'라는 겁니다. 두산과 삼성이 그 예를 아주 잘 보여주죠. 그걸 안한 or 못한 팀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당장의 성적에 목을 맬거냐, 아니면 미래를 내다 보고 세대 교체를 할 거냐.
지금 당장 우승 도전할 전력이면 걍 닥치고 우승 올인 하는게 맞습니다. 제가 기아 프런트 보면서 '왜 최희섭, 김상현, 김상훈 주전으로 쓰냐'라고 말 안하잖습니까? 기아는 지금 우승 도전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베테랑을 중용하건 FA를 끌어모으건 팀 전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게 맞습니다. 거기서 결과를 내고 난 다음 세대 교체를 해도 하는 거죠.

올해 LG가 우승할 전력인가요? 심지어 선수단 조차도 그렇게 생각 안합니다. 외부 시선은 더 차갑구요. 그렇다면 프런트는 몇년 뒤를 바라보고 준비를 하는게 맞다는 겁니다. 몇 년 뒤 우승 도전할 전력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생각해서 움직여야 한다는 거죠. 과연 LG가 우승 가능한 전력을 만들어낼 때 작년 시즌 FA 3인방이 거기에 끼어 있을까요?

지금 당장 우승 도전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팀 내에 FA 선수 포지션에 기용할 만한 유망주가 없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당장 눈 앞의 '4강'만 보고 30대 중반 선수들에게 4년 계약 안기는걸 비판하는 겁니다. 저는. 유망주가 터지느니 마느니 기회를 줬느니 마느니는 리빌딩이라는걸 제대로 해보고 나서나 얘기하는 소리구요. LG는 지금 눈치 보면서 그걸 제대로 하고 있지도 않잖아요?

애초에 내가 아무리 세대교체를 하고 싶어도 어디 수집할 유망주라는게 있는 것도 아니고;;
설사 이제 2군이 그냥저냥 수준이 됐으니 우승한번 노려보자!! 해봤자
한번 팔아버린 톱플레이어를 다시 수혈해 올 방법도 없죠;

괜히 미국따라 과격하게 팀 건드리다간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져버릴 가능성이 훨 큰것같..

그리고,

유망주는 '이기는'팀에서 크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