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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이라면 한번쯤 가보고 싶은 쿠퍼스타운.

이번에 1주 정도 시간이 나서 차라리 당일치기로 갔다오자 생각하고 어제 다녀왔습니다.


일단 오지게 멀더군요. 제가 사는곳에서 차로 약 3시간 반. 말이 3시간 반이지 서울에서 변산반도 거리입니다. ㅎㄷㄷ

날씨도 꾸리한게 구름도 잔뜩끼고 그래서 안 갈까 하다가 그래도 백수일때 가야지 언제 가겠나 싶어서 떠났습니다.


산등성이와 무수히 많은 나무들을 보며 3시간 반을 달린뒤 도착한 쿠퍼스타운은 매우 작은 동네였습니다.

조그만한 호수를 끼고 있는 동네로 주중 낮이라 그런지 한적했습니다.


일단 왜 야구 명예의 전당이 쿠퍼스타운에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젠장 왜 이렇게 시골에 있는거야?!!)

알고보니 야구의 창시자인 Abner Doubleday라는 사람이 이 곳 출신.



그래서 그의 이름을 딴 Doubleday Field 라는 구장에서 2008년까지 매년 Hall of Fame 게임을 했다고 합니다.

약 3분정도 걸어가니 모습을 들어내는 명예의 전당.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명예의 전당에는 나이드신 노인분들이 많았습니다.

입장료는 약 2만원에 달하는 수준이였는데요, 관람 후 곰곰히 생각해보니 본거에 비해 살짝쿵 비싸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문 입구 옆에는 오늘의 순위와 어제 경기결과가 적혀져 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전시내용은 주로 야구의 기원, 야구의 역사를 대변하는 실제 쓰이던 장비등이 디스플레이 되어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보통 우리가 흔히 쓰는 장갑처럼 손가락이 있는 장갑을 썼던적도 있다고 하네요.

야구는 미국이 발전하면서 같이 인기가 커간 스포츠라서 National Pastime 이라는 얘기를 흔히 많이 하는데요,

초기에는 단순한 공과 배트를 이용한 게임에서 1900년대를 들어서면서 부터는 야구가 비지니스화 되면서

인기가 더 늘었다고 합니다.



한가지 놀라웠던게 일본 야구와의 교류가 의외로 일찍부터 있었다는 겁니다.

루스도 일본가서 삼진도 당했다는 훈훈한 얘기가... ㅎㅎ

생각해보면 역사를 봤을때 한국야구가 아직까지 일본과의 격차를 느끼는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거죠.



다르빛 WBC때 입은 져지도 있고, 일본선수 굿즈는 많은데... 한국선수는 없더라구요. 살짝쿵 아쉬웠습니다.



나름 옛날 배팅 타이틀에 비하는 상이라고 합니다. 이걸 매년 Honey Boy 라는 별명이 붙은 연예인을 초대해

타율왕인 선수에게 시상을 해서 저런 이름이 붙여진거라고 하네요. Ty Cobb이 받았던 실제 트로피 라네요.


명예의 전당에 스타는 단연코 베이브 루스와 행크 아론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따로 전시관이 있었습니다.

루스는 몰랐는데 맨 처음에 볼티모어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더라구요. 뭐 그이후는 다들 아실듯.

보스턴에서 뛰다가 양키스로, 투수하다가 타자로... 새삼 루스가 야구의 '신'이라는걸 다시 한번 깨닫고 왔습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전시품 중에 하나가 바로 테드 윌리엄스의 Hot-Cold Zone 분석이였는데요.

자기가 생각했을때 이 Zone으로 스트라잌이 들어오면 자기가 어느정도의 타율을 낼거라고 자기 분석한거라고 합니다.

놀라울 따름입니다.



우측 구석 빼고는 약점이 없네혀.


행크아론이 SS으로 스카우트 되었다는 사실 아십니까? 18살의 가난뱅이 소년이였던 그는

야구 할때가 가장 행복했었다고 합니다. 스카우팅 리포트를 보면 18살짜리의 소년의 스윙은 이미 수준급이며

파워와 스피드도 있다고 평을 합니다. 그러면서 마지막 한줄에 그렇게 평을 하더군요.

나는 이 소년이 훌륭한 선수가 될거라 확신한다. 1경기만 봤지만 1경기로 충분했다 라고요.



행크아론은 매우 훌륭한 선수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의 인품 또한 훌륭했던거 같습니다.

여러 자선사업, 그리고 그가 스포츠 스타로서 생기는 특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아볼수 있었습니다.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선수가 되는것은 매우 훌륭한 일이고 업적이지만,

그 재능이 과연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가 나에겐 더 중요하다." (의역 난무입니다.)



당시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세운 홈런 볼. #714


명예의 전당에는 또 하나 볼것이 있었는데요. 바로 야구 카드입니다.

어렸을때 조던 붐이 일면서 농구카드를 모으기 시작했었던게 계속 이어져 지금은 관심있는 야구선수 카드도

간간히 모으고 있는 중인데요, 야구의 역사가 미국 프로스포츠 중 가장 길기 때문에 야구 카드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수 있었습니다.



역시 야구 카드계의 성배 (Holy Grail) 라고 불리우는 Honus Wagner의 T206 카드도 볼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Mint 상태가 아닌 Near Mint 상태였지만... 제가 알기론 최근에 어느 수녀님 한분이

자기의 오빠 유품에서 Mint 상태인 이 카드를 찾아 수녀원을 재건축 또는 새로 만들었다는 뉴스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그럴만도 한것이 현재 이 카드의 가치는 300만불이 이라고 합니다.

이 카드의 가치가 뛴 이유는 원래 담배회사에서 이 카드를 껴서 넣어줬는데 Wagner가 어린 아이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

생산 중단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몇개 안 만들어진 카드 중 하나가 되어버린거죠. 다른 이름 없는 선수여도 희귀한 카드일텐데

Honus Wagner이니 말 다한거죠.



그 외 야구와 관련된 미술작품 전시관도 따로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것은 앤디 워홀의 Tom Seaver 초상화 작품이였습니다.

Tom Seaver가 꽃미남이네요. ㅎㅎ



마지막으로 명예의 전당에 헌정된 선수들의 Plaque이 있는 전시관에 들렸습니다.

1936년 명예의 전당에 제일 먼저들어간 타이 캅, 베이브 루스, 월터 존슨, 크리스티 매튜슨, 호너스 웨그너는 따로 모셔놓고 있더라구요.

클래스의 차이인가요? ㅎㅎ 나름 신경 써준거 같았습니다.



인상 깊었던것은 최근에 세상을 떠난 킬르브류의 Plaque에 꽃과 야구 카드가 헌정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아직 많은 팬들 사이에서 기억되고 있는거 같아 보기 좋았습니다.



끝으로...

야구팬으로써 쿠퍼스 타운 한번 밟아 봤다고 자랑할수 있을거 같긴 합니다. ㅎㅎ

근데 워낙 멀어서 당일치기로 갔다왔는데 힘들더라구요.

방문 당일날에는 한적했지만 6월에 선수들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날에는 미어라 터져라 한다고 안내양이 얘기해주더라구요.

근처 호텔 잡기도 버겁다고 하더군요. ㅎㅎ 올해 로비 알로마 토론토 모자 쓰고 입성하는거 보고 싶긴한데 말이죠...

나중에 할라데이가 명예의 전당 입성할때 한번 가보는게 목표입니다. (필라 모자 쓰고 입성하면 미워할거야. 힝)
 


블루제이스의 우승 반지가 하나 더 생기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해보며 후기를 마칩니다.
[이 게시물은 [ ]스윙맨님에 의해 2011-05-26 13:22:54 mlb게시판에서 복사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