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쟈와 크보의 수준차를 처음 체감했던 순간
- 작성일
- 17-02-08 20:47
박찬호가 처음 메이저리그를 간다는 기사를 본게 94년도였어요.
뭔, 웃을때 표정이 되게 어색하고 이름도 촌스러운 듣보잡이 150키로를 던지면 삼성에나 가지
지가 뭔데 메이저리그를 가나 하고 띠껍게 생각했었거든요..
까이꺼.. 미국이나 한국이나 야구는 똑같은 종목인 줄 알았는데..
몇년뒤에 보니까 그 박찬호가 다저스 선발진에 안착을 하더랍 말입니다???
엉덩이가 쫄깃쫄깃 보는 맛있게 나름 잘 던져요.. 애청자가 됐어요....
그 날도 우리 박찬호가 선발로 나오는데,
다저스는 크보랑은 다르게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잖아요..
해설자 말로는 아메리칸리그에선 우리처럼 지명타자가 있다는데..
제길 그럼 내가 보는건 아메리카 야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 쯤,
박찬호가 안타를 쳐서 출루를 했어요. 오!!!
희한하게 투수라서, 주자로 나가면 잠바를 또 입네요??? 투수라서 어깨를 보호해야 된대요.
어깨를 보호하려면 무슨 보호구를 착용해야지 잠바 갖고 되나?? 라고 생각하는 찰나에,
라울 몬데시인지 드본화이트인지가 우전안타를 쳐요!!!
오오!! 1루주자 박찬호는 3루까지 가서 주자 1-3루!!
여기까지는 뭐 크보서나 갑자원에서나 오락실 야구겜에서 똑같이 얼마든지 볼 수 있는 풍경인데요..
느린화면을 보면서 저는 경악했어요....
세상에...
3루측 관중석에 있는 카메라 한대가....
1번타자가 안타 딱 친 이후로 박찬호만 따라다녀요 ㄷㄷㄷㄷㄷㄷㄷㄷ
박찬호가 2루에 당도하기 직전에 우익스쪽 힐끔 보고는 바로 3루로 우다다다 뛰는걸 풀샷으로 보여줘요....
타자주자나 투수나 다른 야수들은 신경도 안쓰고...
퍼런 잠바 입은 박찬호 혼자 풀샷으로 잡아요ㄷㄷㄷㄷㄷㄷㄷㄷ
해설진들은 주루판단 잘 했다고 물고 빠는데....
아니 그럼 ㅅㅂ 대체 저 경기장 안에는 카메라가 몇대가 있다는겨.
주자 없을 땐 걍 놀고 있었을 텐데, 그럼 카메라맨 월급은 어디서 나오는거며,
저 카메라맨이 멍때리다 중요한 장면 놓치면 어떻게 되는거며.... 라는 생각에 저는 머리속이 매우 복잡해졌어요...
내가 아는 크보는...
흠.. 요즘은 또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그 땐 참~ 별로였거든요....
에라이 기껏 써 놓고 보니 재미 없네요...
여튼 메쟈의 카메라수를 보고 느꼈던 감동이, 랜디존슨이 160키로 던져 댄거 보다 훨씬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었슴다....
아닌 말고....
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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