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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동부 프로미(10승 4패)

11월 3주 : 1승(KCC) 1패(모비스), 평균 70득점 71.5실점 득실차-1.5

[연승 마감] 10일 모비스에게 패하면서 연승 행진이 끝났다.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윤호영-김주성-데이비드 사이먼의 '동부 산성'은 페인트존을 굳게 지키며 6블록을 합작했고 모비스의 2점슛 성공률(38%)을 크게 떨어 뜨렸다. 외곽 수비도 훌륭했다.(모비스 3점슛 4/16) 하지만 문제점이 더 컸다. 슛 실패를 잘 이끌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수비 리바운드 사수에 실패하면서 모비스에게 계속 공격 기회를 내줬다.(모비스 공격 리바운드 16개) 공격에서는 모비스의 질식 수비에 막혀 턴오버(16개)가 쏟아져 나왔고 이는 대부분 모비스의 속공 득점으로 연결됐다.

[4쿼터의 악몽] 15일에는 프로농구 최초의 부자 대결로 화제가 된 KCC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3쿼터까지는 그야말로 완벽했다. KCC 하승진의 수비 범위가 좁고 수비 전환 속도가 느린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하승진이 수비를 하면 사이먼은 중거리슛을 던졌고 한정원, 김주성은 2대2 공격을 펼쳤다. 그리고 '동부 산성'의 압도적인 높이와 스피드, 장기인 3-2 지역 방어를 앞세워 하승진의 골밑 공격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수비가 성공하면 빠르게 중앙선을 넘어가서 얼리 오펜스를 시도했다. 동부는 1~3쿼터에 15점을 앞섰다.

 하지만 4쿼터의 경기력은 최악이었다. 겨우 승리를 지켜냈지만 분명 끔찍했다. 공격에서는 KCC 신명호의 압박 수비를 당해내지 못했다. 허웅은 3연속 턴오버를 범했고 그를 대신해서 나온 안재욱도 실수를 연발했다. 가드진이 중앙선 넘어오기도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공격 전개를 기대하는 건 무리였다. 수비에서는 KCC 윌커슨의 중거리슛, 3점슛을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 신명호와 윌커슨을 앞세운 KCC는 4쿼터 중반 동부를 무섭게 따라왔다.

 점수차가 좁혀지자 동부 김영만 감독은 사이먼을 빼고 앤서니 리처드슨을 투입했다. 현명한 선택이었다. 리처드슨의 포워드 수비는 사이먼보다 나았고 가드진 대신 공을 운반한 후 외곽 공격을 퍼부었다. 동부는 리처드슨의 활약을 앞세워 다시 점수차(77-68)를 벌렸다. 하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그 후 신명호와 윌커슨은 수비와 공격에서 또 미쳐 날뛰기 시작했고 동부의 이들을 막을수가 없었다. 최종 점수는 79-77. 참으로 힘겹게 거둔 승리였다.

[다음주 경기 일정] 11/19(수) LG(창원), 11/21(금) KT(부산), 11/23(일) SK(잠실)

전주 KCC 이지스(5승 10패)

11월 3주 : 2패(LG, 동부), 평균 73득점 83.5실점 득실차-10.5

[하승진의 수비] 하승진은 발이 느리고 활동량이 적기 때문에 수비 범위가 좁고 수비 전환도 느리다. 상대팀들은 이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11일 LG는 하승진이 막는 크리스 메시가 스크린을 거는 2대2 공격을 경기 내내 시도했다. 하승진은 LG의 볼핸들러를 전혀 견제하지 못했고 그 결과 김영환, 문태종, 유병훈 등이 스크린 한방에 완벽한 슛 기회를 잡는 모습이 경기 내내 반복됐다. 15일 동부 전도 상황은 비슷했다. 동부의 사이먼은 하승진의 수비를 상대로 1쿼터에만 중거리슛을 5개 연속 성공시켰고 한정원, 김주성 역시 하승진을 앞에 두고 적극적으로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신명호의 수비] 아쉬움이 많았던 하승진과 달리 신명호는 뛰어난 수비력을 선보였다. 동부를 상대로 4쿼터에 본격적으로 투입된 신명호의 수비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중앙선을 넘기 전부터 강력한 압박 수비를 펼치며 동부의 공 운반을 담당했던 허웅으로부터 연속 턴오버를 유도해냈다. 동부의 가드가 바뀌어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안재욱 역시 신명호의 수비를 상대로 중앙선을 넘기도 힘들어 했다. KCC가 비록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4쿼터에 13점(25-12)이나 리드한 배경에는 신명호의 '미친 수비'가 있었다.

[김태술과 하승진] 김태술은 장점을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 LG 전의 1쿼터에는 속공과 픽&롤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3연속 턴오버를 범했고 동부를 상대로도 영리하게 공격을 조립하는 장면을 볼 수 없었다. 최근 3시즌 3점슛 성공률(32%-> 20%-> 14%)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속공과 픽&롤 전개도 예년만 못한 현재 그가 할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도움을 노리기 보다는 앞 선을 살짝 뚫은 후 직접 중거리슛을 던지는 방법으로 공격에 기여하고 있지만 이 정도의 활약을 기대하고 강병현을 보낸건 아니였다.

 하승진은 결정력이 떨어졌다. 그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전 4시즌 동안 2점슛 성공률 63%(934/1478, 정규리그 기준)을 기록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인 수치였다. 하지만 올시즌은 야투 성공률이 51%에 불과하다. 바로 슛을 시도할 수 있는 좋은 자리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슛이 올라갈때도 이중, 삼중으로 에워싸는 거친 수비에 밀려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 확실히 힘이 예년만 못하다. 처음 경험하는 수비자 3초룰 폐지는 수비는 몰라도 공격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다.

[심스와 윌커슨] 팀의 두 기둥 김태술, 하승진의 창이 무뎌진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의 능력에 의존하는 현상이 났다. 유기적인 공격이 완전히 실종됐던 LG 전에서 그나마 볼만했던 부분은 디숀 심스의 공격력이었다. 심스는 LG 문태종을 상대로 자신감있는 공격을 펼치며 18득점을 기록했다. 나흘 뒤에 펼쳐진 동부 전 역시 4쿼터에 23득점을 폭발시킨 타일러 윌커슨의 활약이 없었다면 또 한번의 무기력한 패배로 남았을 것이다. 심스와 윌커슨의 슈팅 능력은 분명 위력적이다. 하지만 외곽슛 위주의 공격은 한계가 명확하고 올시즌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

[다음주 경기 일정] 11/17(월) 모비스(전주), 11/21(금) KGC(전주), 11/23(일) KT(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