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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씨네21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모니카 벨루치는 '아름다움' 이라는 것에 대해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는 신체가 부자유스런 이들과 비교하면 '말도 안 되는' 문제일 뿐이다." 

언제부터인가 좀 처럼 나란히 세워져 언급되지 않던 두 가지('외모'와 '신체의 기능성')를 이 배우가 연결시킨 건. 조금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말을 바꿔 보면. 자기 외모에 불만을 지닌 이들은 그보다 훨씬 못한 처지에 있는 이들. 장애자들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자신들의 처지에 감사해야 할 것이라는 말이 될겁니다.

갖가지 불행과 장애와 가난. 결핍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들에 비해 자신의 처지가 얼마나 축복받은 것인가 하고 생각하게 되고, 비록 스스로에게 포만감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 해도 자신의 처지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제 지닌 것에 대해 감사하고. 세상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건 정말로 소중한 자세입니다.

교회 같은 곳에서도 감사하라. 범사에 감사하라고 가르치지만 그것만으론 삐져 나오는 불만과 탐욕을 억누를 수 없어.

자기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이들을 생각함으로써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려고 하지요.

하지만 말입니다.

이때. 우리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등장하는 불행한 이들. 이들은 우리의 마음 속에서 무엇일까요.

우리는 그들을 진정으로 동정하고 그들의 불행을 슬퍼하기보다는 그들을 우리 마음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아닙니까.

위에서. 언급한 축복의 희소성은 결국. 우리가 누리는 축복이 거의 대부분 우연적으로 주어진 것이라는 말이겠죠.

그리고. 우리가 운좋게 차지한 작은 우산 밖에선 많은 사람들이 불행의 우박을 맞고 있고.

그렇다면 달마실님 말처럼.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축복에 감사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겠군요. 

어쩌면 감사하는 마음만으론 이 세상을 살아가기엔 부도덕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세상 모든 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최소한의 복리에서. 실제로 소수만이 누리는 복리를 뺀 몫이 당위와 도덕에 대한 관념. 정의와 평등에 대한 관념의 바다를 이루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럼 이건 어떨까요.

자신에 대해 감사하라. 감사하려거든 무조건 감사하라. 

자신과 마찬가지로 존귀한 존재인 타인을 섣불리 동정하지 마라. 

동정하려거든 우선. 존귀한 이들을 핍박하는 현실에 대해 정의와 평등의 이름으로 분노하라.

점점 더럽혀지고 차가워지는 세상이지만.

남의 불행과 행복에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마음을 가진것이.

이 베팍에서 그 마음조차 성찰하는 달마실님의 글을 볼 수 있다는것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