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생각은 했네요. 나한테 댓글을 주지 않더라도, 임자가 계속 글을 쓰면 그게 답이겠거니, 하는 생각. 낄낄~~
TldTld14-03-04 00:05
60.♡.♡.78
동정하려거든 우선. 존귀한 이들을 핍박하는 현실에 대해 정의와 평등의 이름으로 분노하라.
이 분 총기가 돌아왔어!
좀 오래 전에 읽은 가디언의 한 사설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왔었져.
자비는 정의의 적이다. 자선이나 동정을 부자들에게 구하지 말고, 사회적 정의를 주장해라.
그와는 별개로,
다른 사람의 불행을 가슴아퍼하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는 교만을 경계하는 마음은 중요한 듯 합니다.
앙겔루스노부스14-03-04 00:18
219.♡.♡.57
모니카 벨루치... 아 정말 아찔해지네요. 외모지상주의자인 저로서는 세상의 아름다운 이들은 보배라고 생각합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빨리 수습되길 바라는 것도 우크라이나의 미인들이 다치길 원치 않아서... 으응...?
아마 그럴거에요. 모니카 벨루치뿐 아니라도 아름다움을 지닌 이들은 그 존재가 근본적인 딜레마에 처해 있다는 것을. 사실 그들이라고 특별히 다른 정신이거나 다른 인격이지는 않을 겁니다. 근데 외모는 달라요. 특별해요. 그러다봉께, 일단은 그다지 별 다를거 없는데도 그들의 삶은 달라질 수 밖에 없죠. 인간이 외모의 아름다움에 끌리는건 당연하고, 그들이 아름다운 이상, 그들의 삶에는 그들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꼬일 수 밖에 없응께.
앞서에서 그들이 내가 뭐 그리 아름답냐, 라고 그들이 부정하는 것을 말했는데, 그것을 단순한 겸손 같은 것으로만 말할수는 없다고 봅니다. 종종 이런 말을 합니다. 너한테 대통령 시켜주면 뭘 할래? 라는 이야기를 농담처럼들 하곤 하는데, 그에 대한 내 대답은 그 자리에서 하루도 못버틸거다, 라는 것이곤 합니다. 그 자리의 무게라는거... 뭐 굳이 설명할 필요 없겠죠? 그렇기에 사실 저런 이야기들은 역시 호사가들이 재미로 해 보는 이야기인데, 이렇게 반응하는건 웃자고 죽자고 라는 감도 있지만... 다만 정치라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가볍게 보는 풍조에 대한 저 나름의 일종의 반발이기도 한지라...
각설하고, 권력이라는 것의 의미를 "다른 사람을 자신의 의지대로 하게 하는 것" 이라고 한다면, 저는 외모도 권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자신의 권위와 권한으로 다른 이를 자신의 의지대로 하게 한다면, 아름다운 이들은 그 아름다움으로 인해 그들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람들을 마음먹기에 따라 자신의 의사대로 할 수 있겠죠.
"마음먹기라!"
그들은 그런 마음같은거 먹은적 없이 그렇게 생겨버렸죠.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끊임없이 다가오는 유혹과 접근속에 지쳐버렸을지도... 저 자신 아름다운 이를 보면 눈을 떼지를 못하는데, 그런 시선을 하루종일 받고 다닌다는 것은 나같은 별다를 것 없는 이가 상상할 수 있는 일은 아니겠지요. 그 와중에 요즘은 안 쓰이는 속어지만 공주병 왕자병 걸려서 속없이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개의 사람들은 그러한, 자기가 원하지 않은 "권력" 을 어떻게든 감내해야 겠지요. 아름다운 이들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것은 그러한, 원하지 않은 비범함에 대한 일종의 방어기제 아닐까, 뭐 그런 정도로 생각을 하곤 합니다.
모니카 벨루치같은 사람은 그런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의 아름다움이 아니기도 하거니와... 자신에게 주어진 그 아우라와 카리스마 거기서 생겨나는 마력과도 같은 권력을 받아들이기로, 감당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아닐까 싶네요. 요즘들어 사람들 만나면 저속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모니카 벨루치 정도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딸감으로 썼을까요. 까놓고 말하면 그런 저속한 상황부터 시작해서, 얼마전 박희래 재판 당시 장자이가 성상납을 했다는 의혹이 이는 등 오만가지 드러운 꼴을 많이 볼겁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눈을 밝히는 아름다움의 그늘이 더럽다는 것은 슬픈 일이죠. 박희래가 정말 그랬는지 아닌지를 떠나서, 박희래도 사람이고 그 또한 장자이의 아름다움에 혹했을 뿐이라면, 오늘도 모니카 벨루치의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갈곳없는 욕망을 해소하는 사람들도 그의 아름다움에 혹했을 뿐이라면.
모니카 벨루치의 저 발언은 그 고민의 가운데에 정확히 있지 싶어요. 비범하고 싶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비범해질 수 밖에 없었던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고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이랄까나... 격언이라는 것은 상반되는 경우가 많죠.
사람은 결국 다 똑같다
사람은 모두가 다 다르다
뭐가 맞을까요? 아니 뭐가 틀릴까요? 중요한건 둘다 우리가 이 세계에 대해 쉽게들 하는 말. 어쩌면 심지어 하루동안에 저 두 말을 다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했을게 틀림없다는 것일테지요. 다만 너무나도 다른 저 두 말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우리 일상에서 존재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자기의 위치를 가늠하면서 살아야 할런지... 이런 말하면 민주주의자로서, 평등주의자로서의 스스로의 아이덴티티를 저버리는 걸로 보일지 모르겠는데, 결국 저는 별달라보지 못한 사람(사실 이 말도 위선입니다만, 일단 그렇다 칩시다. 내가 평범한 사람일리가 있나...)인데 모니카 벨루치는 지나치게 달라본 사람이라 그 고민의 차원이 달랐지 싶어요. 그리고 어찌보면 그렇기 때문에 같음 이라는 것을 좀 더 다른 자리에서 볼 수 있었고, 그것의 소중함이나 의의를 더 깊게 깨닫게 되었을지도... 같은 채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느껴보지 못했을 다름의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말이죠.
말이 나온김에 말이지, 우리는 누구나 하기에 따라 박근혜의 자리에 치고 올라갈수 있죠. 그러나, 모니카 벨루치의 자리에는 치고 올라갈 수 없습니다(성형수술로 될 레벨은 아니니... 물론 현대의학의 발전이 어디까지 가능하게 할지는 지켜봐야 할텐데, 이것은 일단 차치합시다. 안 그러면 이야기가 낭만적이지 않게 되거덩~) 제가 외모 지상주의자인 이유는, 인간사에 꾸준히 존재해온 떡밥인 의지의 가능성과 한계라는 떡밥에 있어서, 외모란건 노력으로 될 성질의 것이 아닌, 어떤 의미에서 그 자체로 가장 절대적인 개인에게서 분리불가능한 그 개인의 속성이라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격도, 능력도, 재능도 가다듬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외모는 아니지요. 외모라는 것이 주는 지나친 자극성과 성적 상징성 때문에 터부시 되어왔는데, 저는 그 외모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앞서 말한, 외모라는 것의 분리불가능성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기 전에 더더욱, 인간으로서 우리가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기 위해.
그런 점에서 모니카 벨루치는 한탄을 한걸지도 모르죠. 어찌보면 우리가 그리 비범하게 될 수 없음을 한탄하는 만큼이나 그 또한 우리처럼 평범할 수 없음을 한탄한 거랄까나요... 그런 점에서 보면 좀 미안하지만 저는 벨루치가 솔직하진 못했던거 아니냐 싶습니다. 자기의 탁월함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지는 못한게 현실이니까...
진중권이 진보신당에서 쫓겨날때 자유주의자라는 욕을 먹고 쫓겨났다지요. 저는 자유주의자임을 스스로 자처하는 이유가, 반대로 민주주의를 확고히 "신봉" 하면서도 끝끝내 그것에 철저하지 못한 이유또한 이것입니다. 내 앞에 보이는 저 아름다움은 왜 나에게 내리지 않았는가? 하는 한탄 때문에랄까나요... 평등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치솟다가도 아름다운 이의 모습앞에서 그게 부질없어 지는건 아직 정념을 다스리지 못해서만은 아닐겁니다. 왜냐면 나는 내 정념을 다스리기는 커녕, 그 정념을 어떻게 하면 유의미한 것으로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데에 모든 고민을 기울이고 있응께로.
임자의 이야기에 어깃장 실컷 놓았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 이야기만 한건 아니지요. 나는 아름다운 이에 대한 시선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 전전번의 글에서는 아마 시선을 이야기했을 거에요. 사람에 대한 시선을. 아름다움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배입니다. 그러나, 세상 자체와는 바꿀 수 없죠. 결국 나는 아름다움을 선망하고 그것을 칭송하기 위해 살아가지만, 결국 그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것을 즐거워하는건 나니까. 어제 말했듯이 나는 나 자신 밖에 모르는 놈입니다. 아름다움이라는 것에 대한 나의 즉물적인 욕망을 무한히 긍정하는 것도, 내가 그것을 좋아하는데 그것을 긍정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인건데...
내가 나의 욕망의 소중함을 안다면 남의 소중함도 알아야 한다, 라고 말을 한다면 그것은 이것에서 입니다. 나는 욕망합니다. 근데 나는 욕망입니까? 나는 아름다운 이를 바라보지만, 그것은 결국 바라봄중의 하나라고 한다면 나의 욕망또한 나 중의 하나들일테죠. 좀 크기야 하겠지만서도... 그렇기에, 욕망을 소중히 한다면 욕망하는 나는 더더욱 소중한 것일테고... 내가 진정으로 소중히 하는게 나의 욕망이 아닌, 나 자신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욕망들을 지닌 다른 이들이 그들 스스로를 소중히 하는 마음이란 것 또한 그것보다 못하다고 할 이유는 전혀 없는 거겠죠.
그러나, 그렇게 "나" 라는게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라면, 너 자신을 알라 는 명언이 될 수 없을겁니다. 나는 나를 모릅니다. 그렇기에 나에게 가는 가장 큰 단서인 나의 욕망을 소중히 하는 것이죠. 그 욕망을 캐다보면 언젠가는 나에게 닿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있으니까. 다른이의 욕망을 소중히 해야하는건 여기까지 말했으면 자명한 이치... ㄲㄲ~~ 내가 진짜로 원하는게 뭔지를 알기 위해 오늘도 나는 나를 욕망합니다. 다른 이가 어떤 존재인지는 기본적으로 알 바가 없습니다. 단지 나의 욕망하는 바를 이야기하고 싶기에 다른 이의 욕망하는 바를 들어주다보면, 서로를 알고, 서로를 존중하게 되는 것은 따라오는게 아닐까, 뭐 그렇게 생각하네요. 그가 눈이 안보이거나 다리가 불편하거나 지식이 모자라거나 돈이 없거나 하더라도 그가 욕망까지 비루하지는 않을겁니다. 그의 바램과 욕망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면 그의 불구로움은 자연스레 그냥 이야깃거리중 하나가 될테지요.
